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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일상

문정동 맛집 무국적식당 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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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밤, 오랜만에 밤마실을 나왔습니다. 8년 전 그만둔 회사에서부터 연을 이어 쭈욱 만나는 언니 2명과 문정동에서 간단히 술을 마시기로 했습니다. 저도 문정동으로 이사 온 지 이제 한 달 차여서 열심히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간 곳이 무국적 식당 주철이었습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하였더니 대기를 해야 했습니다. 내부가 넓진 않았고 가게 앞에서 테이블이 2개 있었는데 모두 만석이었습니다. 다들 반주하며 저녁을 즐기고 있어서 그런지 우리는 거의 1시간가량 기다렸습니다. 성격 급한 언니들은 다른 데 가자며 들썩들썩했지만 제가 여기 정말 맛집이라 했다며 우겨서 겨우 진정시켰습니다.🤣

문 앞에서 계속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니 바 테이블과 일반 테이블로 자리가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무국적 식당 주철은 전문 셰프들의 국적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요리와 술의 공간이라고 합니다. 과연 메뉴들을 보니 여러 나라의 음식과 술안주들이 가득했습니다. 주종도 와인, 위스키, 소주, 맥주로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었습니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착석했습니다. 대기 첫 팀으로 8시 조금 넘은 시간에 착석했는데 이미 몇 가지 메뉴는 재료가 소진되어 주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배고픈 마음에 일단 스위스식 감자전이라는 뢰스티, 들기름 낙지젓 카펠리니 냉 파스타, 소이소스 이베리코 찹스테이크와 감자 크림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시작은 킬리 뱅뱅 샤도네이 와인으로 주문했습니다. 가격대도 저렴하고 맛도 좋았습니다. 뢰스티에도 스테이크와도 잘 어울려 마시는 내내 잘 골랐다며 자화자찬했습니다.

음식들의 조리시간도 은근히 걸렸는데 드디어 나온 들기름 낙지젓 카펠리니 냉 파스타의 비주얼에  감탄했습니다.

소면처럼 얇은 카펠리니 면 아래에 낙지젓갈이 숨어 있습니다. 파스타 위에는 깻잎과 김가루가 수북이 올려져 있는데 집게로 비빔면처럼 비벼서 먹으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나온 스위스식 감자전, 뢰스티입니다. 바삭하게 구워진 채 썬 감자전에 베이컨도 섞여 있습니다.  그위에 계란 프라이가 써니 사이드업으로 올려져 있는데, 노른자를 톡 터트려 뢰스티 위에 펴 발라서 먹었더니 정말 바삭하고 맛있었습니다. 화이트 와인과도 아주 궁합이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소이소스 이베리코 찹스테이크와 감자 크림입니다. 처음에 주문받으시는 분께 맛있는 메뉴 추천해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하나같이 다 맛있다며 드시고 싶으신 걸로 고르라고 하셨는데 정말 빠지는 메뉴 없이 다 맛있었습니다. 찹스테이크도 윤기가 흐르며 촉촉 바삭하고 감자 크림에 찍어서 고추냉이까지 올려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드디어 문정동에서 제 취향의 맛집을 찾은 거 같아 얼마나 기뻤는지...^^

엄청난 수다와 함께 안주와 술이 떨어져 갈 때쯤 발레 안디노 까베르네 쇼비뇽 한 병과 안주 한 개를 더 주문했습니다.

이번에는 테라탕이라는 똠양꿍과 나가사키 짬뽕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칼칼한 국물요리로 주문했습니다. 무국적 식당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한 가지 메뉴 안에도 2개 국가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칼칼한 국물에 해산물과 면을 먹으니 레드와인과 같이 먹는데도 해장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20대 후반 결혼 전부터 만나 이제는 모두 결혼하고 아이도 있는 지금, 각자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만날 때마다 같이 퇴근 후 술 한잔 하는 것 마냥 반갑고 익숙한 언니들입니다.

이런저런 얘기하며 10년 뒤엔 셋이 회사 하나 차리자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회사 이름까지 지어놓고 헤어졌습니다.🤣

분위기 좋고, 맛도 좋은 술집도 알아놨겠다 이제 친구들 자주자주 초대해야겠습니다.